일반상식 세상을 보는 지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 25-02-27 09:01 조회 18회 댓글 0건본문
Hand-Orakel und Kunst der Weltklugheit
세상을 보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著
쇼펜하우어 編
두행숙 譯
1.오늘날은 모든 것이 그 정점頂點에 도달했다. 그 중에서도 자기주장을 관철하는 기술은 최고에 달해 있다. 오늘날에는 한 사람의 현인賢人이 옛날 일곱 사람의 현인이 지녔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다. 따라서 옛날 한 민족 전체를 다스릴 때보다 오늘날 한 사람을 다루는 데 더 많은 것이 요구된다.
2.심장과 머리는 우리 능력의 양극점이다. 서로가 다른 한쪽이 없이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이성理性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 감성이다. 어리석은 자의 불행은 신분, 관직, 땅을 관리할 때, 사람들과 교제할 때 자신의 사명을 그르치는 데서 시작된다.
3.지식은 용기가 뒷받침될 때 위대함을, 즉 불멸을 낳는다. 그것들 자체가 불멸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해낼 수 있지만 현인은 무엇이나 할 수 있다. 무식한 인간은 암흑 속의 세계에 있다. 성찰과 의지의 관계는 눈과 손의 관계와 같다. 용기가 없는 지식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4.자신의 의도를 남에게 확실히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하라. 새로운 것을 보고 경탄하는 것은 이미 그것이 성공할 것을 기대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것과 같다. 공개된 카드로 게임을 하는 것은 유리하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자신의 의도를 곧바로 밝히지 마라. 그럼으로써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 특히 높은 직위에 있어서 일반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될때는 더욱 그렇다. 모든 일에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엿보이고 그것이 지닌 폐쇄성 자체로 경외심을 불러 일으켜라. 자신을 드러낼 때조차 평범한 모습은 피하라. 사람들과 교제할 때도 자기 내면을 모든 사람에게 열어 보이지 마라. 신중한 침묵은 지혜의 성역聖域이다. 이미 입 밖으로 한번 새어나간 의도는 결코 높이 평가되는 법이 없고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기 쉽다. 만일 결과가 안 좋으면 그 불행은 배가 될 것이다. 그러니 마치 섭리를 만든 신神처럼 자신의 의도를 감추라. 사람들로 하여금 추측케 하고 불안케 하라.
5.남의 의타심을 굳혀라. 우상偶像을 만들어내는 자는 도금장이가 아니라 숭배자들이다. 현명한 자는 사람들이 그한테 고마워하기보다는 그를 필요로 하기를 더 바란다. 다른 사람들을 희망希望의 밧줄에 묶을 수 있는 것은 노련한 궁신宮臣의 기술이며, 사람들의 칭찬에 만족하는 것은 치졸한 농부의 기법이다. 후자는 잊혀지기 쉬우나 전자는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남에게 감사할 때보다 의존할 때 더 많은 것을 갈구한다. 그러나 목의 갈증이 식으면 곧 그 샘에서 등을 돌린다. 마치 사과의 즙을 다 짜먹은 뒤 흙 속으로 내던져 버리듯. 사람들은 더 이상 의존할 필요가 없을 때 그들의 화합도 끝이 나고 더불어 존경심도 사라진다. 그러니 희망을 갖되 결코 희망만으로 채워서는 안되는 것이 체험에서 나온 큰 교훈이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라. 그대 주인이 왕관을 썼더라도 그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지나쳐 침묵이 되어 일을 그르쳐서는 안된다. 그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외부에서 피해를 받았을 때 이를 회복히키지 않고 그냥 놓아 두어서는 결코 안된다.
6.자기 완성에 도달하라. 완전하게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매일같이 사람은 인격을 닦고 소명召命을 다해야 한다. 모든 능력이 완벽하게 발휘되고, 뛰어난 성품이 다 발전하여 자기 완성에 도달할 때까지. 고상한 취미가 생기고, 생각이 맑아지고, 판단이 성숙해지고, 의지가 순수해질 때 그 완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7.윗사람을 능가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모든 뛰어난 것은 미움 받기 마련이다. 자기 윗사람을 능가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 아니면 운명의 장난이다. 언제나 뛰어난 것은 미움을 받는다. 더욱 뛰어난 것은 더 미움을 받는다. 그러니 신중한 사람이라면 속물들이 내세우는 장점을 감출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은 허술할 옷차림으로 감출 것이다. 행운이나 정서에 관해서는 남에게 양보할지 몰라도 지적인 것에서 양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8.열정을 다스려라. 열정은 위대한 정신의 속성이다. 그 뛰어남은 일반의 감명을 산다. 자신과 자신의 열정을 다스리는 것보다 더 큰 권세는 없다. 이는 자유의지의 승리다. 혹 열정이 사람을 지배하더라도 그가 하는 일까지 지배를 당해서는 안된다. 불쾌한 일을 피하여 지름길로 명망을 얻는 것은 고상한 수법이다.
9.국가적 과실을 감춰라. 아무리 교육수준이 높은 국민이라도 이웃나라한테 비난받을 잘못이 하나도 없는 국민은 없다. 이웃나라들은 자기들을 스스로의 과실로부터 보호하거나 이웃나라의 과실로 위로하려 한다. 그러니 자기 국민의 그런 결점 자체를 개선하거나 감추는 것은 훌륭한 수완이다. 그러면 누구에게나 훌륭한 평판을 얻을 수 있다. 가정, 신분, 직무, 그리고 자기 나이에 저지르는 과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억제되지 않고 쌓이면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낳는다.
10.행복과 명성. 전자는 일시적이지만 후자는 지속적이다. 전자는 현세를 위한 것이고, 후자는 후세를 위한 것이다. 행복은 갈망하는 것이나 명성은 획득하는 것이다. 명성에 대한 소망은 그 가치에서 우러나온다. 명성의 여신은 거인들의 자매였고 지금도 그렇다. 이 여신은 언제나 특출하고 기괴한 것, 이상하거나 혐오스러운 것, 또는 갈채의 대상이 되는 것의 뒤를 따른다.
11.배울 것이 있는 사람과 교제하라. 우정 어린 교제는 지식의 학교이며 즐거움이 있는 가르침이다. 자신의 친구를 교사로 삼아 배움과 즐거움을 교대로 얻도록 하라.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로 이끄는 것은 대개 우리 자신의 관심사이다. 신중한 사람은 허영에 찬 화려한 궁전보다 위대함의 산실인 노련한 궁신의 집을 종종 방문한다. 여기에는 처세술로 명성을 떨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본보기가 되고 또 그들이 말하는 위대한 예언과, 그들이 사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무리들로 인해 온갖 훌륭하고 고귀한 지혜의 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것이다.
12.자연과 예술. 자연은 질료이고 예술은 작품이다. 어떤 아름다움도 보조 없이는 존속할 수 없고 어떤 완전함도 예술에 의해 고상하게 빛나지 않으면 야만적인 것으로 퇴보한다. 예술은 나쁜 것을 거르고 좋은 것을 완성한다. 자연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최선의 상태이고, 우리는 예술 속에서 그 완성을 기대한다. 예술 없이는 최고의 재능도 가꿔질 수 없다. 완벽한 것도 가꾸지 않으면 부족한 것이 되고 만다. 어떤 인간도 인위적 교육 없이는 거칠고 천하기 마련이니, 어떤 종류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연마는 필요하다.
13.실체와 형상. 사물 속에 있는 본질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형상도 필요하다. 아름다운 행동, 태도는 삶의 장식이며 모든 즐거운 표현은 그것의 훌륭한 보조 역할을 한다.